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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구로야나기 테츠코] 창가의 토토

haleyeli 2008. 6. 29. 11:02

창가의 토토를 처음 읽은건 3년전 쯤이다.
감상문을 쓰기 위해 오늘 앞부분을 조금 다시 읽어보고
느낀점은 매우 사랑스럽고 예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내게 잘 맞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파파 톨드 미"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잔잔하고 예쁘고 아름답지만 박제되고 정형화된 서양인형을
보는것과 같은 느낌...
"창가의 토토"는 물론 박제되고 정형화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통통 튀어오르다 못해 뭔가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묻어난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이런 아이의 열정과 상상을 이해해주고
북돋아 줄 수 있는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과 같은 인물은
못된다. 아마도 내 주변에 이런 아이가 있다면 나역시
토토가 처음 다녔던 학교의 선생님과 같은 반응을 보였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또하나 토토는 매우 운이 좋은 아이다.
약간은 특이하달 수 있는 토토의 세계를 적극 이해해주지는
못할망정 배척하지는 않는 좋은 부모를 두었고 자신의
얘기를 재밌게 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났으며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태평양 전쟁중이던 때로
기억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펼치기는 커녕 당장 먹을것이 없어 굶어죽고
고아가 되어 떠돌아 다니던 때다.
그런데 토토는 유쾌한 일상을 살 수 있었단 얘기다.
동심이 멍들지 않은채로 말이다.

흠, 쓰다보니 어째 비판만 한 생각이 드는데 사실 나는
이 책을 매우 즐겁게 읽었다. 다음편인 "토토의 새로운 세상" 도
가지고 있다. 어쩌다보니 사논지 2년이 지난채로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나는 토토를 마냥 부러워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에 들어간지 단 일주일만에 나는 수업시간과 쉬는시간이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가 폭파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학교가니 좋냐는 어른들의 연달은 질문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그렇다고 말하며 속으로는 울상을 짓기도 했다.
내 주위의 어른들 역시 매우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나는 어린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는 어른이나 혹은 적어도 재밌게 대화를 나눌수 있는
친구조차도 찾질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러니 내가 토토를 부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것이 논픽션이라니 더욱 그렇게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이 글은 8/8/05년에 쓰여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