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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한승희,전진석] 천일야화
haleyeli
2008. 6. 29. 11:00
정말 감격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흑흑흑...ㅠㅠ
한승희 작가가 그림을, 전진석 작가가 스토리를 맡아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한승희 작가님의 스토리 능력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듯 싶다.
그러나 이 시도는 현재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보여진다.
스토리 작가가 남자라길래 매우 우려한 바 없지 않지만
현재까지의(2권까지)의 진행으로 보건데 그분의 스토리는
내가 남성작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인 숭숭거림이 없다.
1권 투란도트 부분에서는 일말의 서걱거림이 눈에 띄었지만
2권 처용 부분에 와서는 아무래도 내나라 이야기인지 감정이입이
쉽게 되더군. 역시 문제는 성별이 아니라 감수성이었던 게지.
'제2의 성'. 이말이 명언인가 보다.
사실 2권 읽을때 순간 천일야화에 진짜 신라이야기가
들어있던가 헷갈림이 왔지만 처용 나올때 아, 이것이 역시
'황홀한 삽질'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
천일야화는 흔히들 아라비안 나이트로 많이들 알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의 요술램프
등등이 그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근데 나도 이번에 전진석 작가의
후기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천일야화에서 제일 유명한 저 두 스토리가
원래의 원전에는 없는 이야기라매? 서양으로 번역하던 갈렝 아저씨가
만들어낸 이야기라네. 우째 이런일이, 털썩... 오티엘..
사실 중간중간 각각의 스토리 외에 천일야화 전부를 읽어본 적은
아직 없다. 워낙 잡식성으로 헤매고 읽고다니는 터라 스스로도
의외이기는 한데 한번 읽어볼만 하겠다 싶으면서도 망설여지는
대표적인 작품중의 하나가 바로 이 천일야화다.
도대체가 이야기의 시작부터가 매일밤 처녀들을 죽여대는 왕에게서
살아남으려는 여인네의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데야 도저히...-_-;;;
이슬람 문명권은 매우 매력적이긴 하나 현대인의 시각으로,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볼때 어색한 부분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아, 이슬람 사원을 비롯한 이슬람 문화 자체에는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
뭐 어쨌건 그런 의미에서 전진석 작가의 스토리가 원전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고 해도 그닥 거부감은 없다. 원작 자체를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실 원작 그래로 갔더라면 읽혀지기 상당히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나같이 불평불만 많고 주는것 없이 원하는 것만 많은
독자에게는 말이다.
자, 아무래도 여장변태(?) 세하라자드와 서늘한 눈매의 국왕전하,
안경잽이 시니컬 보이 자파르에 관한 호기심은 계속될 듯 싶다.
그런데 책 한권에 이야기 하나씩이라니 도대체 이것이 몇권까지
지속될 것인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할듯.
그리고 여담 하나. 자파르의 안경에는 다리가 없다.
공중에 붕~~ 떠있다. 푸하하하~~^^
-이 글은 4/3/05년에 쓰여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