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이 일하는 아저씨가 한 6,7년전에 만화에 펜선입히는 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작업시스템이 스토리 작가가 스토리를 써서 넘겨주면
스케치 작가가 스케치를 하고 프리랜서 몇명에게 펜선입히는 작업을 맡긴다고 하네요.
캐릭터를 잘하는 사람은 캐릭터를, 배경을 잘하는 사람은 배경을 맡기는 식인데
그 아저씨는 배경을 했다고 합니다.
똑같은 작업이래도 배경맨은 돈을 좀 더 쳐준다고 합니다.
캐릭터는 스케치 작가가 거의 다 해놓은 것을 따라 그리면 되지만
배경은 표시만 해놓으면 거의 다 알아서 그리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보통 일주일에 두세장 정도를 그릴수 있었고 가장 많이 그릴때는
열흘에 일곱장까지 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의 돈을 받느냐...
물론 인기작품의 경우겠지만 한달에 삼십몇 페이지의 만화라고 치면
스토리 작가가 만불, 스케치 작가가 5천불 정도, 펜선 입히는 프리랜서의 경우는
장당으로 치는데 그 아저씨의 경우는 장당 400불이었다고 하네요.
며칠전에 올라온 글에서 만화가 고료가 페이지당 6만원인지 10만원인지라고
읽었던 것 같은데 펜선 입히는데 장당 400불이라는 말에 놀랬습니다.
물론 할수있는 작업의 양이 정해져 있고 미국과 한국의 물가가 다르니 대체적으로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많이 벌어도 페이먼트다 뭐다 해서 살기 힘든건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장당 400불이라는건 제 예상을 넘어서는 얘기임엔
틀림없었어요. 그게 벌써 6,7년전 얘기니 지금은 더 올랐으면 올랐지
내려가진 않았겠지요.

결국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의 문제입니다. 많이 팔리면 고료도 자연스레 올라가겠죠.
그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미국만화의 경우 배경과 스토리를 한 묶음으로 보고
시각적효과를 밚이 노린다고 합니다. 솔직히 내용 자체는 여기 썼던거 저기 또 쓰고
하는식으로 그다지 새로울게 없다는 거죠. 일본, 한국만화의 경우 인적한계 때문에
배경은 허술하지만 내용으로 밀고 들어간다고 미국측에서도 인정한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본만화에서 내용을 많이 베끼는건 만화나 영화나 드러난 사실이죠.
그런데 한국만화의 경우도 많이 참고를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제일 많이 보는 한국만화가 이현세 만화라고 하는데 영웅주의 같은것이
맞아 떨어진다고 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분은 아니지만서도 어쨌건 통한다니까..

이런 실정입니다. 한국만화의 퀄리티 자체는 서서히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죠. 국내에서 한계가 있다면 해외를 노려야 하겠지만
제대로된 마케팅과 홍보가 부족한 이 시점에서 어느 누가 열정을 바쳐
그 일을 하려고 할까요. 한국적인 만화들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기까지 들여야 하는
그 노력과 시간과 돈과 시행착오들을 누가 감당하려 할까요.

내게 10억이 있다면 반드시 잡지를 하나 창간할 겁니다.
5억이면 잡지를 창간한다고 하니 5억으로 창간을 하고 나머지 5억을 예비비로
꿍쳐둘 겁니다. 보이지 않게 들어가는 돈이 엄청날 테니까요.
작가들에게 폐간 걱정하지 않는 작업환경을 조성할 거고 원고료도 최고로
책정할 겁니다. 그대신 슬럼프를 핑계로 한 나태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말할 겁니다. 컨디션 조절도 프로의 의무라고요.
한번 연재한 작품은 반드시 끝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프로의 길로 들어선
의미와 보람이 없다구요.

절필을 선언하신 이정애 선생님을 어떻게든 모셔올 겁니다. 애초에 만화가
싫어서 이판을 떠나신 분이 아니니 며칠을 쫓아다니며 옷자락을 붙들고
징징거리면 봐주실수도 있지 않을까요.^^
가능하다면 유시진님껜 쿨핫이나 신명기의 재개를 부탁하고 싶군요.
하지만 보통 수로는 안되겠지요. 한번 시작한 거니 끝을 봅시다, 졸이든
킹이든 해 보자구요 하는 말로는 안될듯 싶고 그냥 2층에서 떨어져 볼까요?
사실 지금 생각으로는 제가 떨어진다 그러면 시진님께선 왜 니가 난리야
하면서 별로 신경안쓰실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떨어져도 죽지않을 높이가
필요해요. 내 정성을 보아주세요. 이런 의미가 되는거지요.
떨어져서 죽고난후에 재개되면 억울하잖아요. 내가 못 보니깐.
농담이 아니구요 다리 하나 부러지고 내가 보고싶은 작품을 볼수만 있다면
전 별로 아깝지 않을듯 싶거든요. 무지 아프겠지만, 아픈건 너무 싫지만 말이죠.
이거참 협박이 너무 지나친듯 싶군요. 다른이에 의해 강제적으로 무엇을
하는것만큼 싫은일이 없겠죠. 하지만 전 시진님께서 쿨핫에 마음이 떠났다는
말이 하기가 싫은게 아니라 엄두가 안나서라고 생각해요.
몇년전의 감정과 생각을 다시 추스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괴로움을
동반하지 않으면 힘들 테니까요. 제가 오버하나요? 그럼 그냥 웃어 주시구요.-_-;;;

일본쪽과 대만쪽에 자매지를 두는것도 좋겠군요. 우리 작품 몇개에 일본작품
몇개가 혼합된 일종의 직영형태가 되는거지요. 대만쪽은 몰라도 일본쪽은
엄청나게 힘들겠지만 보아를 보면 결국 필요한건 시간과 노력과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여점을 없애는 것이 현시점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면 애초에 대여점용과
서점용을 따로 출간하겠습니다. 일러스트나 좋은 종이질 같은것은
서점용에만 포함되는 거지요. 바라는 것은 서점용이 나온지 백일쯤 지나서
대여점용을 출간하는 겁니다. 미국시스템으로 따지자면 처음엔 하드커버가,
몇달후엔 싼 가격의 페이퍼북이 나오는 경우와 마찬가지겠지요.
물론 이경우 대여점들이 백일을 기다려 줄리가 만무하지만 바로 이점이
투쟁의 쟁점이 도겠군요. 그것도 안하려면 아예 들여놓지를 마라 하는
출판사측 입장과 그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겠지요.
바로 이 시점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거리고 생각해요.
대여점에 서점용 책이 비치되어 있으면 신속한 신고가 필요할 거고
출판사 측에선 그일을 전담할 풀타임과 팟타임 요원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이 경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느냐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법 문제는 잘 모르지만 법적으로 조항이 설사 없다고 해도 가만히
손놓고 있는것 보다는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점용과 대여점용 외에 거의 대여점에서 빌릴수 있는 가격으로 살수있는
손바닥만한 만화의 출간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500원짜리 포켓용이 많이 나왔었거든요.
제 기억엔 란마, 북두신권, 공작왕 등을 그렇게 읽었던것 같은데
그건 반친구들도 많이 샀던것 같아요.
지금 대여료가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여점과 비슷한 가격에 그런책을
내놓는다면 작게 보기 싫은 사람은 그래도 대여점을 이용하겠지만
그렇다해도 같은 가격이면 사서 보겠다는 사람도 많이 생길거라 생각합니다.
작은걸로 보고 성에 안차면 큰걸로 사서보는 사람도 생기겠지요.
이미 본걸 사기 아깝다면 다음권 부터라두요.
이 방법은 가격이 워낙 싸니만큼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대여점을 차단하자는
목적이 더 클 겁니다. 그런식으로 몇년이 흘러 대여점이 조금이라도 줄거나
하는 효과가 생긴다면 목표를 훌륭히 완수하는 거지요.
또한 그런식으로 판매부수가 높아진다면 결국엔 수익도 생길거구요.
그렇게 되면 잡지의 가격도 천문학적으로 싸질수 있을테고 그러면
사서볼테고 그러면 판매부수가 올라가겠지요.
종이질은 굳이 좋게하지 않을거예요. 너무 고급이면 단행본에 대한 열망도
줄테니까요. 이게 단행본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하는 궁금증을 극대화
시킬만한 방법을 찾을겁니다.

광고도 적극 유치할 겁니다.
광고 싫어하시는 분이 많으시지만 광고가 많을수록 출판사는 돈을 법니다.
그러면 자연히 작가와 작품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됩니다.
이건 미국서 10년을 살면서 터득한 건데요 이곳에는 무료 주간지나 일간지가
많습니다. 그런신문들은 광고로 먹고삽니다. 제가 무료주간지에서도 일을
해봤는데 그렇게 벌어들이는 광고수입이 엄청납니다.
광고를 유치해 준다면 고마운 겁니다. 설사 만화사업이 생각만큼 되지
않는다 해도 광고료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한국 한국일보는 적자가 엄청나다 들었거든요.
근데 미주 한국일보는 한달에 광고수익만 300만불입니다.
미주 한국일보 사장이 한국 한국일보 사장으로 취임을 했는데 그 적자규모가
미주 한국일보가 소지한 이곳 방송국을 팔아야 할 정도라더군요.

또한 잡지의 창간과 함께 캐릭터 사업팀을 구성할 겁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 마케팅 담당, 세일즈 담당을 두고
인터넷 샤핑몰을 함께 운영해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캐릭터 사업이 활성화
되도록 할 겁니다. 필요하다면 일간지에 광고라도 하고 cf라도 때리지요.
이것은 작가들에게 지속적인 수익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도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일수 있다는 의미도 있지요.

작가들의 자료조사를 도와줄 수 있는 팀을 운영할 겁니다.
일본같은 경우 인기작가는 몇명의 조수를 둔다고 하죠.
각각 조사를 맡은 분야가 다르다구요.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그러기가 힘들겁니다.
풀타임 두엇에 팟타임을 여러명 둬서 각각 자신이 자신있는 분야의 자료조사를
시키는 겁니다. 분야는 많을수록 좋겠죠. 하지만 무한정 사람을 둘수는 없는
노릇이니 비교적 만화에 많이 써먹을 수 있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운영할 겁니다.
현재 한국만화에서 비교적 취약한 부분인 역사, 종교, 신화, 예술, 과학...
역사만화 한편, 토속적인 만화 한편, 추리만화 한편이 이로인해 탄생할 수 있는거지요.
그외 작가가 자료가 필요해서 요청을 하면 그 분야에 맞는 요원이 그일을 수행합니다.
그런식으로의 요청 외에 각자 필요하다 싶은 자료들을 수집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데이터뱅크에 올립니다. 풀타임 요원이 여기에서 필요합니다. 풀타임들은
그런식으로 수집된 자료들을 분류하고 정리해서 기자들과 작가들에게 데이터로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인터넷 비공개 자료실을 운영해서 기자들과 작가들에겐
자유로 드나들도록 할 겁니다. 원하는 자료가 필요할때 들어가면 언제든지
찾을수 있고 만일 없어서 요청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결과를 얻을수 있는
구조가 되도록 해야지요. 인터넷 자료실에는 드나들 수 없지만 문서로 뽑은
데이터 목록은 다른 출판사나 작가들, 다른 전문가들에게도 돌릴겁니다.
그들이 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자료를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소정의
자료비를 받을겁니다. 이일이 확대되면 대학이나 전문연구가들에게도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겁니다.

신인의 경우 이런 시스템의 혜택을 받아 공동작업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처음부터 한 작품을 책임질 역량이 된다면야 상관없지만 이런 공동작업을
통해 배울것이 많으리라 생각해요. 드라마의 경우도 미니시리즈 데뷔는
공동작업으로 한후에 독자적으로 작품을 맞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특히 추리나 토속적인 영매나 귀신을 소재로 한 작품에 이 작업방식이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혼자힘으론 벅찬 분야니까요.
물론 담당기자가 뒷받침을 잘 해주어야 할거고 전체적으로 작업을 책임지는
사람은 베테랑이 되어야 할 거구요. 신인이라도 자기 할 말은 다 할수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겠지요.

신인공모전을 활성화 시킬 겁니다.
신인을 대여섯 뽑아서 일년정도를 연수시킬 겁니다. 스토리 작가도 포함해서 말이죠.
연수기간 중에는 소정의 페이가 지급될 겁니다.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치열함이 없어질 테니까요. 그렇게 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공동회의, 한달에 한번정도
새 작품을 제출합니다. 그렇게 제출된 작품은 인터넷에 올려져서 독자들의 심판을 받습니다.
일년동안 독자들의 반응과 출판사 측의 반응을 합계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합니다.
물론 새로운 시놉은 언제든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작업이 활발한 신인이라면 지금 다소
떨어져도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재계약도 가능하겠죠.
이 작업은 어떻게 보면 잔인한 과정이 될 겁니다. 내 이상과 작의와는 상관없이 독자와
출판사에 평가를 받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내가 그만큼 폐쇄적이지는 않는지
내가 과연 얼마만큼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니만큼
작가의 성장에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설사 매니악한 작품이라도
소정의 독자는 반드시 열광하게 되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이게 설사 돈이 되지
않을지라도 기자들 개개인의 취향은 매니아급이 많으니만큼 이걸 계약하면 당장
돈은 되지 않을지라도 이미지 재고에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출판이 될 수 있겠지요.
첫 몇년은 이런 공모전을 6개월에 한번, 어느정도 인플레가 쌓였다 싶으면 1년에
한번정도면 될겁니다.

그런식으로 키워진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관에 따라 성인지, 청소년지, 아동지,
소년지등에 배치된다면 이 나라의 만화산업은 단시일내에 급속도로 발전할 겁니다.
언제나 저럭은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사람이니까요.
저는 솔직히 요즘 청소년 대상 작품들 잘 못보겠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학원물의 경우는 내용도 비슷하고 그림도 어쩌면 그렇게 비슷하지요?
내가 중학교때 비천무, 별빛속에, 아르미안 등등을 한꺼번에 보고 흥분했던 때가
분명히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지 않을까요?
그런 작품을 낼 여건이 안되니 못내는 거고 그러니 못보고 있는것이 아닐는지...
저는 거의 취향에 맞는 작품만 구입하는 편이니 청소년물은 많이 보지 못해서
불과 몇개 보고 이런말 하는게 사실 많이 걸리지만 제 눈에 보인 작품들을 놓고
봤을때 그렇다는 얘기였습니다...^^

이 모든일은 10년, 20년을 바라보고 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시간과 노력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없지요. 저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위치인 출판사들은 지금 장기적으로 계획을 구축할 만한 뒷심이 딸리는듯
보입니다.

가장 참을수 없는건 그 모든 사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실질적으로
만화책 몇권 더 사는 일밖에 없다는 겁니다.
열화와 성원, 그것이 아무리 넘쳐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 폐기될 수밖에
없다는걸 내가 너무 잘 알 정도록 머리가 커버렸다는 겁니다.
그나마 그 열화와 성원도 한국 땅에서는 소수의 매니아들에게만 존재한다는 것두요.

돈이 웬수라는 말이 요즘 제 입에 붙어삽니다.
정치판에 굴러다니는 돈들아. 백만불만 내게로 오렴. 너는 눈이 멀었니.
왜 맨날 거기가서 놀구 있니. 내가 잘 놀아줄게. 내게로 오라니까아~~~


-이 글은 07/01/2004년에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haleye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