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을 따라 두서 없이 마구마구 흘러가보자.

1. 미국에서 인생의 3분의 2 가까이를 살았다. 살다살다 미국 땅에서 락다운에 통금까지 경험하게 될 줄

불과 6개월전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BLM (Black Lives Matter) 시위 당시를 기억한다. 

핸드폰에서 8시 통금, 6시 통금 등의 Alert이 마구 울렸다. 우리 집에서 불과 1마일 가량 떨어진 지역의 

상점이 깨지고 불타고, 하늘에서 헬기 소리가 정신없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으며 난 뭘 했더라.
혹시나 해서 잠시 꺼 놓았던 CCTV를 다시 켜고, 문단속을 잠깐 하고, 밤 열시 쯤에 샤워를 하고 12시쯤에 그냥 잤다.
아주 잘 잤다. 열시간을 내리 자고 일어나 뉴스를 확인했더니 큰 피해는 다행히 한인 타운을 빗겨나기는 했다. 
500백여명의 주 방위군이 이번엔 한인타운에 투입되었다. 

 

일련의 바이러스와 사건들은 생계와 직결되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가장 원초적인 것이 가장 철학적인 명제가 되었다.  

2. 아마도 대충 1995~96년 사이의 일이 아니었을까. LA 한인 타운에 살며 밸리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니던 

무렵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재빨리 다른 클라스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는데 그 날 따라 반원들이 

모두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선생님은 뜬금없이 TV를 틀었다. 아마도 클라스 시작 무렵 이미 얘기를 했을 

것이지만 당시의 나는 아주 영어가 빈약하던 무렵이라 나만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다시 자리에 앉았고,
TV 화면은 OJ 심슨의 재판정을 비춰주고 있었다. 몇 마디 말이 오가고 판사는 판결문을 읽었다.  "He is not guilty."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OJ 심슨은 그 날 무죄가 되었다. 

흑인 클라스 메이트들은 환호했고, 백인들은 분노하며 부당함을 어필했다.
혹시 OJ 심슨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대규모 시위나 폭동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이미 여러 매체들이 

로드니 킹 사건에 비추어 보도를 한 바 있었기에 학교에서까지 그 사안을 중히 여겨 TV 생중계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약간 혼란스러워 하며 교실문을 나서는데 여기저기 교실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며 각자 자신들의 인종과 이익에 충실한 분노, 환호, 고성들을 쏟아내었다.
살인 사건이 인종 갈등으로 대립하는 그 순간을 목격하며 나는 얼른 화장실로 향했다. 괜히 급했거든. 

그러고도 거의 25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 때 생각이 나는건 우스운 일이다.

3. 나는 4.29 폭동 다음해에 미국에 왔고, 폭동 당시 한인 사망자가 발생했던 지점 바로 한 블럭 앞에 살았다. 

안타깝게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고등학생이던 유일한 한인 사망자는 한인 타운 호바트와 3가 당시 

원산면옥과 미주리 등의 식당이 입점해 있던 몰 앞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지금은 낙지 마을이 있는 곳이다. 
후에 고인의 흉상이 제작되었지만 모실 곳을 찾지 못해 방랑중이라고 올 해 4.29 특집 기사에서 읽었다. 

4. 당시 고등학생이던 남자 선배들 몇이 한인 타운을 지켜 보겠다고 자경단을 찾아갔더니 아저씨들이 얼라들은 

가라며 웃으며 돌려보내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 몇은 사건이 촉발되던 당시 학교에 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부모님들께 전화를 해야 한다며 번호를 받아 가더라고 했다. 학생들을 급히 집으로 돌려 보내야 하는데
혼자 보낼 수 없으니 부모님들께 픽업을 부탁하기 위함이었다. 지금처럼 누구나 셀폰을 가지고 있는 시기가 아니다보니

늦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던 부모님들도 계셔서 친구들 몇은 학교에 꽤 늦게까지 남아 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몰라 별로 무섭지도 않았고, 학교 오피스에서 부모님 기다리며 초콜릿도
얻어 먹으며 친구들끼리 수다 떨며 나름 잘 있었다고 한다.

5.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는걸 나는 마흔 무렵에 알았다. 그 진리를 깨달은 순간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나성인이 언급했던 주님의 영광 교회는 나도 자주 그 앞을 지나치는 곳이다. 큰 교회라는건 알았는데 결혼 적령기

한인들이 많이 간다는건 몰랐다. 그런걸 모르니 내가 아직도 시집을 못 갔지. 하하하.

Posted by haleyeli
그 분 사후 읽게 되는 대부분의 추모글들이 대체로 생전 그분과 반목했으나 인간 노무현은 좋아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런 내용들이 많습니다.
좋은 글들이고 고마운 일이나 그럴수록 더욱 그 분이 생전 참 외로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리 말하는 저조차 고인 생전 별로 고인께 관심이 없었고 때로는 비판했으니까요.
그러나 고인의 한계는 분명 이 시대의 한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기실 고인을 비판하기보다는 함께 이 시대의 한계를 고민하고 바꾸지 못함을 안타까워해야 하는 거였습니다.
우리 세대는 이 시대에 죄 지었습니다.
한 발 물러서서 마음껏 고인을 욕해도 면죄부를 얻을 사람은 실상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공범자입니다.
우리의 죄의식 없는 비판과 때로는 무지가 지금 고인의 명복을 비는 행위조차 전경들의 방패에 가려져야 하는
비탄스러운 일을 자초한 것입니다.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고인은 정녕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신 겁니다.
저같이 무지한 사람조차 시대를 고민하고 자유를 숙고하게 되었으니까요.
작은 믿음들이 마음속에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 불씨는 언젠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을겁니다.

마음껏 대통령을 욕하고 시위해도 겁내지 않던 시절이 불과 1년 반전입니다.
우리는 그 때 그것이 당연한 권리인줄 알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 당연하고도 소중할 것 하나도 없었던 권리가 기실 고인이 그토록 밟히고
무시당하며 우리에게 내어준 목숨같은 민주주의였던 겁니다.
불쌍할 정도로 권위를 잃은채 때로 국민에게 삐지고 대체로 국민을 짝사랑했던 바보 대통령을 이제 영원히 보냅니다.
우리들의 대한민국도 함께 떠났습니다.
그 대한민국을 다시 되찾아 오는것은 이제 우리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소서.

Posted by haleyeli
나는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라서 누구는 수천억인데 누구는 몇십억 이라는 사실로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재임시의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퇴임후의 당신은 너무도 신선한 충격이어서
즐겁고 신이 났습니다. 우리도 이제 드디어 최초로 퇴임후 존경받는 대통령을 가지게 되었구나.
그래서 더욱 실망하고 일견 이해하면서도 그 물이 그 물이구나 허탈해 했지요.
그러나 당신의 미래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바닥을 치고 다시 재기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과거의 과오를 밑바탕 삼아 진정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전직 대통령으로 거듭날 거라 확신했습니다.

당신은 조금 더 뻔뻔해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철썩같이 믿고 있던 하늘이 무너져 내린것이 당신은 견딜 수 없었나 봅니다.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던 자부심, 명예, 그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며 당신은 결국
마지막 선택으로까지 내몰렸나 봅니다.

그러나 대통령님,
당신은 정말 조금 더 많이 뻔뻔해져도 좋았습니다.

어떻게 이래요? 대통령님.
정말 어떤 세상인가요?

아, 우리들의 대한민국.
아름다운 금수강산, 우리들의 대한민국.
대한민국 만세.
Posted by haleyeli
사일런트 마이너리티2008. 12. 26. 14:34


벌써 몇년은 지난 애니다. 성계의 전기, 성계의 문장, 성계의 단장... 이었던가?
순서는 잘 모르겠고... 지금도 나오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당시에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다. 1부 13편인가를 거진 하루에 다 봤었으니까.
보통 그렇게 몰아서 보면 막판가면 질려서 졸면서 보는데 그건 그렇지 않았던 듯 싶다.

근데 그 당시에도 사실 몇가지 의문사항 같은건 있었다. 그 외계인...(이름들을 다 까먹어서)
집단이 남주의 고향을 침범할때 특별한 이유없이, 어느날 심심해서 놀러가듯이  그렇게 침략을 한다.
아주 우아하게. 식민지 사람들은 생명이 달렸는데 그들은 고상하고 아름답게 선전포고를 한다.
말투도 아주 우아하게...

남주의 아버지는 고향별을 식민지로 넘긴 지도자였는데 그덕에 남주는 그 외계인, 그러니까
여주의 일족과 함께 꽤 괜찮은 교육을 받을수 있게 된다. 이 남주가 좀 소극적이고 음울한 성격이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아버지의 행동때문에 고향별 친구들에게 안좋은 소리들을 듣고 해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고향별 친구들은 힘들게 살아갈테고 자신은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나름 수준있게 살아갈테지.
그 애니에서 침략자들은 아주 세련되고 아름답고 우아한 일족으로 표현이 됐었다. 그 나른함과 냉정함,
차가운 아름다움... 반면에 식민지 사람들은 좀 악다구니다.

일본인들에게 가끔 그런 감수성을 느낀다. 시오노 나나미도 자신의 저작들에서 자주 언급을 한다.
항복하면 편히 살 수 있음에도 완전한 자유를 위해 저항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라고.
완전한 독립을 꿈꾸다가 결국 로마에 완전히 복속되었던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는 그러므로 아주 어리석은
사람이고 아마 간디같은 사람도 로마시대에 살았더라면 로마의 훌륭한 협력자가 되었을 거라고 한다.
원로원에도 들어갔을 거라고...

확실히 우리는 어리석었는지도 모르겠다. 완전 항복하고 다같이 대공아 경영을 향해 달렸더라면 아주 편하게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나 보다. 완전한 독립을 꿈꾸는 식민지 백성들의 마음을...
그들은 우아한 지배자도 아니었다. 스스로를 그렇게 미화시키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어제 아이리스 장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이 쓴 난징의 강간이란 책을 읽었다. 한국 제목으로는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인데 원래 책 읽으면서 감정이입 잘 안하는 성격인데 이건 후유증이 참 컸다.
강간당한 여자들이나 목이 잘린 머리등을 여과없이 보게 되어 그럴수도 있을 있겠지. 불과 몇달동안 35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죽인걸까. 막연히 알고 있던 사실들이 수치로, 날짜로 정확히 나열되니까 참 이게
무지막지한 일이었나 싶더라.

사실 나는 일본만화, 애니, 드라마등을 재미있게 보기는 하지만 여과없이 즐기기엔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다른나라의 문화들에 대해서는 아무생각 없이 그 자체만을 즐기지만 '일본문화' 라는 그 자체엔
그다지 마음을 탁 터놓는 편은 아닌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일본만화는 너무 많이 보긴 한다.
그것도 아주 재밌게... 그런데 나는 내가 일본문화를 접하면서 가지는 최소한의 죄책감이 그다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빼앗긴건 우리가 멍청해서였다고 하지만 그들은 절대 좋은 지배자는 못되었다. 내가 여자다 보니 여자들의
입장이라면 좀 더 감정이입이 되고는 한다. 하루에 수십명을 받아내는 그 여자들 중 한명이 바로 나였다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미칠 노릇일 거다..

즐기되 알 건 알아야 하고 내 세대와 그 전후세대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씩은 알건 안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요즘 너무 무방비 상태로 일본것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무슨 짱~, 카와이~, 이런 단어들을
쓰는것은 좋은데, 정말 뭐라는건 아닌데 제발 그럼으로 인해 그들것이 멋있고 우리것이 촌스럽다는 그런
생각들은 안해줬음 좋겠다.

그게 정말 용서해 주고 싶고, 아무 선입견없이, 편견없이 대하고 싶거든. 근데 지들이 잘못한게 없다잖아.
이제 그만좀 물고 늘어지라고, 지겹다잖아. 정작 우리는 사과받은 적이 없는데. 용서해 줄 준비는 되어있는데
사과할 마음이 없다니 허공에 대고 삽질할 밖에. 일본 젊은이들은 그런 상황들을 아는 사람조차 별로 없다.
그렇게 그들은 잊어가고 우리 역시 잊어간다. 사실을 파헤치려는 몇몇의 낮은 목소리들은 고리타분하고 지겨운,
과거에 얽매이는 촌스러운 사람들로 전락하는 거다. 정말 나도 훌훌 털어내고 싶다. 깊게 생각하기 싫다.
그런데 그들이 내게 깊은 생각을 요구하더라.  

참고로 <난징의 강간>을 쓴 아이리스 장은 책 출간후 일본 우익들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몇년전
자살했다. 아직도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나보다. 참, 그 책을 읽으면서 조선에 대한 언급이 아주 약간 나오는
데 두어부분이 조금 걸리기는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 대해서는 그냥 인종차별을 할 뿐이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자신들 문화의 정수이기도 하니 일종의 애증을 가진다는 식으로 묘사가 되는 부분이 있다.
근데 사실 우리는 일본이 우리에 대해 애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잖아. 실제로 그런 책들도 있었고.
그 몇줄이 주제가 아니니 그다지 기분나쁘지 않게 넘어가기는 했다. 그런 책들이 앞으로도 나와줘야 하고 특히
영어권에서 출판이 된다면 좋겠다. 많이들 알 수 있도록.

얼마전에 미국에서 위안부 결의법 통과됐다. 그 법안 주도한 사람이 일본계 3세다. 마이크 혼다.
그런 사람들도 있긴 있대. 한편으론 부끄러웠다. 도대체 우리는 뭐하고 있었는지. 한국계들이 미국정치엔 관심이
좀 없다. 영어권의 2세들은 정치 자체에 관심이 없고 1세들은 한국정치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재외국인 투표권 같은것에 신경쓰기 보단 미국내의 아시안계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재외국인 투표권 같은 것들은 미주판 한국신문에서나 좀 나올까 현지인들은 거의 관심갖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법안 통과되서 덕볼 사람들은 수구쪽이다. 외국에 나와있는 나이든 사람들은 대부분 극보수 성향을 띄니까.
그런 사람들이 그 법안을 주도하는 거고 어떻게든 한국 정치계에 줄 좀 대보려고 난리치는 거고.
사실 넌 뭐하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서도...-_-;;;

근데 어쩌다 성계시리즈 얘기 하다가 이렇게 빠졌는지 수습이 안되는군. 원랜 애니얘기만 살짝 하구 물러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가끔 이렇다. 한번 삼천포로 빠지면 돌아올 줄을 모르네...-_-;;;

어쨌건 성계시리즈 재미있긴 했다. 여주인공이 아주 맘에 들었지.
남주는 납치당하고 여주가 활약하며 남주 구하고, 당시에 포스가 정말 제대로였다.
그런 여주, 정말 좋다. 어디 그런 여주가 활약하는 애니나 만화 없을까나. 요즘 애니 본지가 하두 오래되놔서...^^
Posted by haleyeli

엄마차 타고 일가는데 엄마가 맞춰놓은 라디오 서울에서 분명 기코왕자비가
또 딸을 출산했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그 뉴스 들으면서 아들이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21세기다. 따지고 보면 왕실이라는 존재 자체가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어차피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확률이 크다면 왕실 역시 시대와 함께
변화해 가야 한다.

스웨덴의 공주가 아마 나와 동갑인가 아무튼 비슷한 또래다.
그 공주는 아래로 남동생들이 있음에도 다음대의 여왕이 된다.
일본은 21세기에 홀로 시대를 역행해 가고 있다.
직계, 방계 하는 구분 자체가 우습지만 가장 혼란이 적을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면
적통인 아이코 공주가 여왕이 되는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왕세자의 동생이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당연히 적통의 공주를 제치고
왕이 될거라는 상황이 (그것도 몇십년뒤에!) 나는 우습다.

라디오 서울의 뉴스는 오보였고 일본 왕실에는 내가 바랐던 대로 아들이 태어났다.
이제 논란거리는 던져졌다.
일본국민이 제대로된 지성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상황에 당연히 모순을 느껴야 한다.
이 사실 자체가 이슈가 되지 못한다면 나는 일본이란 나라를 양껏 비웃어 줄 수 있을거다.
아이코가 여왕이 될 수 있다면? 감탄하겠지...^^
솔직히 한국이란 나라에도 아직까지 왕실이 존재했다면 저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역사적으로도 일본은 여성이 왕이 되었던 전례가 있는 나라다.
큰 변화가 없이 이대로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한 일본국민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그런 사람들이라서 오히려 가끔씩은 그렇게 단체 편집증으로 발광할 수도 있는걸까.

마사코 왕세자비가 얼마나 화려하게 결혼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그 학벌에, 그 경력에 뭐가 아쉬워서... 했었는데 참 그 속도 속이 아니겠다.


                                                             -이 글은 9/07/2006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haleyeli
우리가 언제부터 예사로 16강을 넘보는 팀이 되었나.
숱하게 패하고 간신히 비기고 우리는 1승이 아니라 한골이 아쉬운 팀이었다.
선수들이 불쌍해서, 그 안에서 뛰고있는 심정이 어떨까 내가 다 안타까워서
눈물을 줄줄 흘렸던 것이 불과 8년전, 아니 5년전이다.
이젠 더이상 비참하지 않다. 이런 시련도 필요한 거다.
너무 과열되었던 열기를 진정시키고 지나친 거품을 제거하고
이제 한발한발 느리지만 힘찬 행보를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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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당신들 정말 제대로 베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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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의 이임생 선수, 2002년의 황성홍 선수의 뒤를 이었네요.
이런일은 다신 없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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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별로 안좋아 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당신의 눈물은 4년뒤에 보답받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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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선수, 정환선수... 부디 몸관리 열심히 해서 4년뒤에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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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막내같지만 냉철하고 이성적인 지성씨, 부디 4년뒤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길...
이번에 정말 많은것을 배웠을 호군, 부디 더욱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보길 바래요.
재진군, 당신의 다리가 정말 눈물겹군요. 그래도 당신이 지성씨에게 형이라고 하다니...
여전히 믿을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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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에서 쓸쓸한 퇴장은 결국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공은 둥그니까요.
지금의 이 아픔만큼 4년뒤에 우리는 더 큰 감동을 맞이하게 될겁니다.


수고했어요 모두들. 정말 고생 많았어요.
지난 2주동안 즐거움을 주어서 너무 고마웠어요.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공을 놓지 않았던 당신들.
고개 숙이지 말아요. 당신들은 웃을 자격이 있어요.


-이 글은 6/24/2006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haley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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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Flower by Kenz, D&G Light Blue, Davidolf Cool Water Woman, Anna Sui Dolly Girl...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향수들이다. 대부분 동생이 샀거나 선물받은 것들이다.
나는 평생 향수를 사본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 내가 향수에 대해 얘기할 날이 올줄이야...
향수가 좋은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요즘에야 느끼고 있는 중이다.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더라구. 내가 향수를 좋아하지 않기에 향수선물을 받은적은 있어도 한적은 없거든.
요즘에도 사실 향수선물은 망설여진다. 워낙에 취향을 타는 물건이라 말이다.


나는 냄새에 강한편이 아니라 향이라 불리우는 것들에도 쉽게 머리가 아파지곤 한다.
알러지가 있어서 기침도 자주 하고 콧물도 난다. 현재 집에 있는 향수들은 비교적 향이 약한
것들이고 가끔씩 향을 맡으면 괜찮다고 느낄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많은 향수들의 베이직
을 이루고 있는 뭐라 표현해야 하나, 코 끝에 알싸하고 톡 쏘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그런 느낌
과 향 자체가 내겐 부담스럽다.


1년에 한두번이나마 향수를 뿌릴까 말까 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사실 아주 약하게 다른 사람들
이 뿌린 향수냄새에도 코끝이 간질여질 때가 많다. 그런데 화장은 여자의 예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향수역시 예의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다른점이 있다면 남녀 공통
의 예의라고 생각한다는 것... 사람이 그리 사랑스럽지 않는 존재인건 맞지만 무언가를 뿌려주
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라 생각될 정도로 악취가 나는 존재란 말인가...-_-;;; 특유의 체취가 좀
심한 사람이 있기는 하다. 사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향수가 그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게 되기도
했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체취가 독하지 않은 편이고 샤워도 매일 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
서 땀날일도 별로 없으니까 나 하나쯤 향수를 안뿌린다 하여 지구상의 예의가 말라죽을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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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클리닉과 CK One, 향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무난하다고 많이들 그런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마 우리집에 제일 처음 놀라왔던 향수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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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Arden Green Tea와 Gucci Rush...

나뿐 아니라 동생에게도 강한 향이었다. 둘다 선물받은 것들이다. Green Tea는 큰것과 작은것
두 개가 있는데 큰병은 집의 화장실에, 작은병은 일하는데 갖다놓고 화장실 용으로 쓰고있다.
Gucci Rush는 생긴것도 그렇길래 난 딱 영락없이 화장실용인줄 알고 Green Tea 전에 화장실
갈때마다 아낌없이 뿌려댔는데 나중에 인터넷 하다가 그게 화장실용도 아니고 의외로 비싼것
을 알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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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랑과 불가리, 역시 선물 받았는데 향이 우리에겐 역시 너무 진했다. 화장실 용으로 쓰기에도
이미 쓰고있는 것들이 많아 입양 보냈다. 사실 브랜드가 겔랑과 불가리라는 것 외엔 정확히
위의 것인가는 약간 헷갈리는데 생긴게 비슷해서 이걸로 골랐다.


이외에도 우리를 스쳐간 향수는 많았을 것이다. 선물을 꽤 받았거든. 그런데 향수선물은 내겐
계륵같은 존재라 내가 가지고 있어도 결국 이 아이들이 빛을 못볼일이 많을듯 하여 입양을
많이 보냈다. 향수 브랜드는 원체 잘 몰라서 뭔지도 잘 기억안난다. Davidolf Cool Water
Woman만 해도 이게 향이 무난하다길래 그럼 한번 선물이나 해볼까 해서 인터넷 검색했더니
의외로 내 방 화장대에 떡하니 놓여있는 것이었거든... (동생이랑 같이 쓰니까^^) 그러니 내가
향수선물을 꺼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내가 좋아하지 않는것을 선물
하기란 쉬운일이 아니거든. 물론 친구가 어떤 향수를 사달라고 해서 선물해본 적은 몇 번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른사람 일에 시시콜콜 관심이 많은듯 보여도 의외로 무관심한 존재들인가
보다.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는 향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회를 못먹는다거
나 하는 얘기들을 대화도중 자연스레 섞는일이 많은데 향수선물은 많이 들어오고 딴에는 맛있
는 것 먹는다고 횟집 가자는 말도 많이 듣는다. 그렇게 들어온 향수들은 향이 약하거나 다행히
맞는 경우엔 그래도 화장대 위에 놓이게 되지만 결국 대부분은 화장실로 가거나 입양을 가게
된다. 횟집을 가면 딸려오는 것들을 열심히 먹는다. 그러다보니 결국 잘 먹는것처럼 되어 다음
번에도 횟집 갈일이 또 생기더라...-_-;;;


요건 뽀나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맛있어 보이지만 저는 못먹어요. 뎀뿌라는 맛있겠다.
바로 그런 것들만 열심히 먹는다는 말이지요.


ps. 혹시 비싼 선물을 내박쳤다 오해하실까봐...
물론 싼 선물은 내박쳐도 된다는건 아니구요,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미국,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연말되면 향수 세일을 엄청 많이 해요.
반가격 이상으로 하는 경우도 많고, 도매상 가면 더 싸게도 살 수 있지요.
그래서 향수가 마치 초콜릿처럼 무난하고 만만한 선물이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고로 예의는 차려야 하지만 그 사람에 대해 잘은 모르고 큰 관심도 없을경우
(예를 들어 직장 사람들) 향수선물이 많이 들어오곤 해요.
제 경우엔 그래서 아예 먹을걸로 하는 편인데, 예를 들면 케잌같은것...
회 역시 직장 회식으로 많이들 가는지라 저혼자 못 먹는다고 거부할 상황은 아닌거지요 뭐...^^


                    -이 글은 4/16/2006년에 쓰여진 글입니다.

Posted by haleyeli

어처구니 없게도 어제야 알았습니다.
어디서 흘려듣기는 했겠지요마는 제대로 알지는 못했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에덴의 꽃의 초반부만 재미있게 읽었고
나중으로 갈수록 뭐 저래 했던터입니다만 일단 꽤 알려진
만화가 이런일에 말려들었다는 것에 놀랐고 그 사실이
알려진 후에 일본 출판사측의 신속한 조치에 놀랐습니다.
시중에 유통된 책의 전량회수에 절판, 거기다 작가인
스에츠구 유키는 사실상 활동을 못하게 될거라는...
무슨 표절을 얼마나 어떻게 했길래 하는 생각에 자료
몇개를 보았습니다만 한국에서라면 그야말로 논란거리도
못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래 달린 리플만 봐도 알 수 있었어요.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농구 장면 몇개인데
그걸 가지고 너무 가혹한 조치다. 작가가 불쌍하다 등등등...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프로작가가 잡지의
사진도 아니고 (슬램덩크 역시 모델이 되는 사진은 존재했지요)
만화의 일부분을 그대로 따서 얼굴만 자신의 그림체로 바꿔
그렸다면 그건 그 작가의 직업의식에 문제가 있는 거겠지요.

한국에서라면 뭐라 반론이 나왔을지 뻔합니다.
농구장면이 다 비슷한거 아니냐. 그렇다면 앞으로 농구장면
그릴때는 슬램덩크를 전부 뒤져 비슷한 폼으로는 그리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농구 그림 그리려면 다케이코 이노우에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한단 말이냐... (실제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 표절사건에 대한 당사자들의 반응입니다만...)

단지 거대세력인 출판사측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최소화 하고자
작가를 매장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일을 서둘렀다는
의심은 존재합니다. 출판사의 입김이 센 일본 만화계이다 보니
과연 출판사의 개입은 전혀 없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나저나 본편도 아니고 외전에서 벌어진 일이라던데 자료찾을
시간이 그렇게 없었단 말이냐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군요.

표절은 그런 겁니다. 또한 그래야 하는 거구요.



                     -이 글은 11/07/2005년에 쓰여진 글입니다.

Posted by haleyeli
1. 당신이 처음으로 만화를 접했을 때의 나이는?

-여섯살 무렵? 피아노 학원에서...


2. 당신이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접해보았던 만화는?

-기억할수 없다. 왜냐. 한글을 완전히 깨치지 못한 상태로 만화를 봤거든. 만화보며 한글 깨

친 사람이 바로 나다.


3. 당신이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접해보았던 (만화만 다루는) 잡지는?

-아마 보물섬이나 소년중앙일걸?


4. 당신은 지금 만화책을 얼마나 갖고 있나?

-아직은 많이 없다. 대략 500여권 정도.


5.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 여자캐릭터가 멋있으면 뒤로 넘어간다. '세고 건조한' 여자면 더욱 좋다.

굳이 장르는 안 가린다. 순정을 좋아하지만 사랑밖에 난 몰라류는 경기나게 싫어하고 남자

만화의 감수성을 별로 선호하진 않지만 <마스터 키튼>이나 <몬스터>, <무한의 주인>, <프리

스트>등은 꽤 좋아한다. 미스터리어스 한것만 좋아하나 싶으면 그것도 아닌것이 <슬램덩크>

는 광팬이거덩...


6.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아무래도 여성작가님의 감수성에 더 맞을수 밖에 없다. 특히 유시진님 같은 경우 거의 70%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데 원래 나라는 인간이 워낙 나밖에 모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형이어서 이 정도면 굉장한 거다. 김혜린, 김진, 강경옥님은 존경하고 박희정, 이시영님 등

은 열광한다. 남자작가의 경우라면... 굳이 생각해 보건데 남자작가의 경우 '여성'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 작품을 주로 좋아하는듯 싶다. 아무래도 남자의 시선으로 본 '여자'는 당황스

러운 면이 좀 있거덩. 그 커다란 가슴하며...-_-;;;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여자캐릭이 이상

하면 괴롭단 거지. 세종대왕님이 페미니스트이길 바랄수 없듯이 차라리 '여성'이 많이 드러

나지 않으면 순수하게 좋아해 줄 수 있다. 모든걸 다 갖추길 바랄수는 없는거잖아?^^


7.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장르는?

-이미 말한것 같은데... 사랑밖에 난 몰라와 에잇, 힘이 최고다 류...


8. 7번에서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아는게 사랑밖에 없어도 괴롭고 힘만 알아도 피곤하다. 특히나 4,5각을 넘나드는 애정구도

에 몇십단 콤보의 필살기까지 갖추고 있다면 뼈와 살이 분리될 정도로 괴롭지 않을까?


9. 당신에게 있어 만화를 선정하는 기준은?

-내 기준으로 재미있는 만화. 다른 사람의 평가에는 그리 좌우되는 편이 아니다.


10. 당신이 지금껏 봐온 만화 중에 BEST5를 꼽으라면? 그리고 그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참
고로 순서와 순위는 상관없습니다.

*일단 무조건 한 작가님당 하나씩만 고르겠습니다.(매우 괴로운 일이긴 합니다만...)
그리구 한국 만화로만... 한국 만화가 좀 더 심장에 닿아있기도 하려니와 일본만화까지 하자면
너무 복잡해져요.-_-;;;

-김혜린님 <불의검> : 인간을 말하는 그분의 시선을 존경한다.

-강경옥님 <별빛속에> : 아름다운 별들이래잖아. 더이상 뭘 더 말하냐구...ㅠㅠ

-유시진님 <마니> : <신명기>가 좀 더 취향에 맞으나 완결이 나지 않은 관계로.

-김진님 <1815> : 처음엔 <바람의 나라>를 골랐지만 생각끝에 바꿨다. 나는 첫 전투에서 죽

어갔던 열여섯살짜리 소위 사빈을 잊을수가 없다. 아마 생전 처음으로 주인공을 좋아했던

작품일걸? 맨날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주인공들이 신물나게 싫었다우. 나역시 열다섯살 그

나이에...^^

-권교정님 <헬무트>와 박희정님 <호텔 아프리카> 동시 선정 (도저히 하나를 떨어뜨릴 수가

없어요.ㅠㅠ <헬무트>는 처음 권교정님을 알게 해 준 작품이려니와 굉장히 진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설렁설렁 풀어내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솜씨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작품이다. <호텔 아프리카>는 그 분위기에 끌린 면이 적지 않은데 그 화려한 그림에

전율을 느꼈고 독특하면서도 부유하는 분위기에 나까지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11. 당신이 지금껏 봐온 만화 중에서 WORST5를 꼽으라면? 그리고 그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역시 한 작가에 하나씩만 고르겠습니다. 이건 일본만화도 포함(꼭 넣어버리고 싶은 작품이
있거든요) 일단 봤단 얘기만으로도 최소한의 관심은 있단 얘기겠죠? 아예 안봐버리거나 봐야
지 하고 안보는 작품들도 수두룩 하니까요.^^

-신일숙님 <리니지> : 신일숙님 퇴보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리니지>

이후의 <아르미안>은 암담했다.

-원수연님 <렛다이> : <풀하우스>도 그렇지만 다섯권이면 충분할 스토리를 그토록 길게 끌어

가는 능력은 발군이라고 생각한다.

-이은혜님 <블루> : 등장인물들에 공포까지 느껴졌던... 테마앨범의 노래들은 나름대로 많이

들었다.

-박소희님 <궁> : 그 탁월한 발상에 화려한 그림을 가지고 시트콤 스토리를 풀어가는 것을

보면 정말 울고 싶어진다.

-시미즈 레이코 <월광천녀> : 아니 어쩌실려고 그러세요. 어떻게 수습할려고 그렇게 벌여놓

기만 하시는지... 아무래도 작가가 방향감각을 상실한듯. 이 분 작품은 단편은 참 찌릿한데

장편만 되면 초반엔 무지 재밌다가 막판 가면 땀이 난다. 당황스러워서 식은땀이... <달의

아이>는 열세권을 한번에 봤으니 그냥 재밌다 그러고 말았는데 <월광천녀>는 정말 내가 걱정

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을지경. 설상가상으로 그림까지 뭉개졌다. 다들 둥글둥글. 녹아내릴것

같던 그 그림들은 다 어디로 갔냐구? 왜 아키라만 끼고 도냐구?


12.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는?

-김혜린, 김진, 유시진


13. 12번에서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원랜 강경옥님도 들어 있었는데 그분의 최근작이 그리 기억에 남질 못해서... 6년쯤 전이었

다면 신일숙님이 들어가 있었을 수도.


14.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만화가는?

-싫어하는... 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 그냥 안 맞으면 관심없는 거지. 마초만화와 질질여

성 만화를 그리는 분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15. 14번에서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감성이 맞으면 재밌게 보시길. 그러면 되는것 아닌가? 다만 내게 보라 강요한다면 내 방 창

문을 열고 뛰어내려 버릴테다. (2층이라 안 죽는다...-_-;;;)


16. 최근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토노의 <칼바니아 이야기> :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다. 정말 환장한다.


17. 엔딩을 보고 가장 큰 감동을 느꼈던 작품은?

-언제나 말하지만 <별빛속에> : 아름다운 별들이라니깐?

-<불의 검> : 12년. 그 기다림 만으로도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을듯...


18. 이미 완결되었지만 이 작품은 정말 후속편이 나와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대로 끝내는걸 좋아한다. 괜히 후속편이 나와서 망가지는건 보고싶지 않다. 아무래도 전

작의 후광과 부담을 받을수 밖에 없을테니 오버하게 될거다.


19. 아직 연재 중이지만 이 작품은 정말 지금이라도 끝내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다면?

-인기 많다고 길어지는 일본만화들. 정말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


20. 지금까지 봐온 작품 중에 스토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장중한 대하 : <불의검>, <바람의 나라>

-꽉 짜여진 느슨함 : <변경경비>, <칼바니아 이야기>, 권교정님 작품들

-날카로운 섬세함 : <신명기>

-하드 보일드(이 표현이 맞나?) : <바나나 피쉬>, <몬스터>,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옴니버스 : <천재 유교수의 생활>, <아름다운 시절>, <닥터 스쿠르>, <마스터 키튼> 등등등...


21. 지금까지 봐온 작품 중에 스토리가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작품은?

- 위에 Worst5에 언급된 작품들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을듯...

여기에 굳이 덧붙이자면 클램프의 X. 원래 내가 클램프랑 잘 안맞는 편이긴 하지만

내 만화인생에서 보다가 때려친 만화는 X가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이다.

앞으로 나올것들은 안볼지 몰라도 일단 나온데 까지는 다 읽는게 버릇이단 말이다.

X를 처음 봤을때가 11권까진가 나왔을 때였는데 당시는 대여점 다니던 때였거든?

그럼 보통 돈이 아까워서라도 보게 되잖아? 근데 4권부턴가 그냥 책장만 넘기다가

7권까지 보고 때려쳐 버렸다. 나는 정말 클램프가 그 정도까지 갈줄은 몰랐다.

그 이후로 클램프 만화는 씹기 위해서라도 안 봐진다. 그러니 그 이후의 클램프

만화메 대해서는 노 코멘트.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떠들지 말자는 주의니까...

그러니 모르는 사람들 중에서는 내가 클램프 좋아하고 있는줄 아는 사람도 있을거다.^^


22. 지금까지 봐온 작품 중에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유시진님의 날카로운 섬세함, 박희정님의 손에 잡힐듯 안 잡혀지는 섬세함, 시미즈 레이코

의 녹아내릴 듯한 섬세함. (일러스트 용으로 짱일듯...) 이 외에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라

면 다 좋을수 밖에...


23. 지금까지 봐온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유시진님<신명기>의 타마라 : 오홀, 성깔짱~

-김혜린님<비천무>의 아신 : 절대로 내 인생에 결혼이란 존재할수 없을것 같은 지금이지만

이런 남자라면 어쩌면...

-김혜린님<불의검>의 해조와 무타 : 해조는 똑똑하고 현명하고 적당히 순수하고 적당히 이기

적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점도 마음에 들고... 무타는 이런 성질 괄괄한 불타는 소년을 길들

여보자 하는 마음? 연애해도 재밌겠다.^^


24. 지금까지 봐온 작품들 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는?

-김혜린님<북해의별>의 아니타 에델라이드와 유리핀. 짜증난다.

-신일숙님<아르미안의 네딸들>의 샤르휘나. 미치게 짜증난다.

-강경옥님<별빛속에>의 시이라젠느. 아 그래, 세상에서 니 고민이 젤 커...

아무래도 무지 좋아했던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젤 기억에 남는듯... 반향이 커서 어쩔수 없다.

그외 사랑밖에 난 몰라류의 여자캐릭터와 무모한 열혈 남자캐릭터들. 내가 이걸 봐줘야 하

나 스스로에게 한탄스럽다. 한번 잡은건 일단 끝까지 봐줘야 하는 성격이므로...

이래서 선택을 조심해야 한다는...^^


25. 지금까지 봐온 작품들의 대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는?

-김혜린님<비천무>에서 아신이 죽을때 자하랑의 과거회상중 아신이 한 말 '작은 것에도 태산

같은 소중함이 있어. 작다고 밟으면 안되는 거야...' 아신이 죽으며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

은 사람들도 승리의 노래따윈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에 또, 자하랑과 주원장의 독대장면

에서 출신에 컴플렉스를 가진 주원장에게 자하랑이 '나는 수많은 살인을 했으나 누구라도 피

는 붉더이다. 사람은 다 사람인 것이지요. 누군가가 백성의 어깨에 놓은 돌을 치워 주었을때

그 가문은 진실로 명가가 되는 것이고 그 돌이 다시 백성의 어깨를 누르면 백성들은 그 어깨

에 놓인 돌을 치우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런류의 말을 했었지. 그러고 보니 <비천무>는 명

대사 제조기구나? 좋아하기는 <불의 검>을 더 좋아하는데 생각은 이게 더 많이 나네.

-말 나온김에 김혜린님<불의 검>중 소서노가 소희에게 한 말 : 잘 기억이 안나는데 사람들에

게 끊임없이 손을 내밀어 주는것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길에 대해 말을 했던듯... 기억엔

많이 남는데 대사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강경옥님 <별빛속에> : 참 아름다운 별들이다... (보신분들은 알지요.^^)


26. 당신이 에로 만화를 가장 처음으로 접했을 때는 언제?

-굳이 에로만화라고 분류된 만화는 본적이 없다. 약간 섹시(?)한 남녀애정물이나 좀 하드한

야오이는 본적이 있어도...-_-;;;


27. 그때 당신이 접했던 만화의 제목은? 그리고 그 감상은?

-에 또, 남녀애정물은 제목 기억 안나고 야오이는... 처음 본건 기억 안나는데 초창기에 본

것중에 세토나 미즈히로의 <슬리핑 뷰티>. 감상? 한마디로 얼빠졌다. 다시 구해볼라구 꽤 애

썼는데 어디서도 다시는 찾을수 없더라. 요즘의 세토나는 좀... 괴롭더라. <상해>이후로

손이 잘 안간다. <동서애>도 보다 말아서 아직까지 끝을 모르고... 그림도 너무 덩치가 커졌어...-_-;;;


28. 이미 원작(소설, 애니메이션)이 있는 작품이지만 이건 정말 만화가 최고다, 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면?

-글쎄... 소설이나 애니원작이 만화로 만들어진것 현재까지의 기억으로는 본적이 없는듯. 그

반대라면 몇번 있지만...


29. 만화가 원작이지만 이 작품은 다른 매체로 구현되면서 원작을 뛰어넘었다, 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면?

-있을리가 없지 않수? 왠지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데?^^


30. 이건 정말 만화로 보고 싶다, 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면?

-원래 다른분야로 욕심을 잘 안내는 편이라서... 있는건 잘 보지만 스스로 원한적 까지는 없는듯 싶다.


31. 이 만화는 부모님과 함께 보고 싶다, 라는 작품이 있다면?

-왠지 뭔가 따뜻해야 할 듯 싶은데... 황미나님의 가족물이라면 울 부모님의 오바스런 신파

에 맞을지도... 단 아빠는 보시며 끝없이 툴툴거리실 것이고 (이건 뭐가, 저건 뭐가 맘에 안

들어서), 엄마는 단언컨데 한권도 끝내지 못하고 잠의 나라로 빠져드실 거다.


32. 만약 당신이 결혼해서 슬하에 자식을 두게 된다면 당신은 그 아이에게 만화를 권하겠는가?

-당연한 것 아닌가? 집에 널린게 만화이니 보지 말래도 볼 수 밖에 없을걸? 물론 보지말란

말은 절대로 안할 것이고 아이의 성장속도에 맞는 만화들을 주위에 적당히 뿌려주며 엄마의

세계로 끌어들일 것이다.^^


33.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있어 만화란?

-가족이 왜 내 가족인지 생각해본 적 없다. 만화역시 그렇다.
Posted by haleyeli

예전에 제 블로그에 '병풍'이란 단어는 벽에 치는 병풍을 볼때만 썼으면 좋겠고,
'부정'이란 단어는 아버지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나타낼때만 썼으면 좋겠다.

라고 적어놨던 적이 있었습니다. 불과 8개월전의 얘깁니다만 또 한번 이런말을
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참...-_-;;;

개인적으로 '군대'라는 문제만 엮여있지 않다면 국적은 크게 상관하고 보지
않는 주의입니다. 한국사람들이 해외 나가서 활동하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
대서특필하면서 그 반대의 경우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지나친
쇄국정책이 될 것이고 토종 외국인들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한국인의 피를
가진 외국 국적자들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것도 우습고...

외화가 새나간다고 하면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박찬호가 빨리 결혼해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로
지나친 세금을 든적도 있었죠.^^ 거의 40% 가까이...
결혼하면 좀 줄어듭니다. 세금문제는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여서 나이 많지
않고 결혼안한 싱글들의 경우 30% 이상씩은 떼니까요.
한국적 특수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수입의 반 가까이를 떼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요즘 화두인 '한류'등등의 활동을 하는데 외국국적이 유리하다면 그 모든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국적을 유지할 것이고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한다면
자연히 한국국적을 선택할 겁니다.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좀 더 멋있어
보인다거나 혹은 외국국적 가지고 한국인 행세 하는게 꼴사납다거나 하는
감정적 문제들은 엄연히 개인적인 문제이니까요.

참으로 진부한 얘기지만 세계는 엄연히 국제화 시대고 인종전시장의 대표주자인
미국은 모든 문화와 인종이 섞이는 멜팅팟 시대를 지나 각각의 고유한 문화가
자국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다른 문화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샐러드볼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그런 뒤섞임이 자연스레 존재하는 공간은
아닙니다만 앞으로 그것은 더욱 가속화되면 되었지 덜하진 않을 겁니다.
현재의 상황은 왠지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저 모든것들을 향해가는데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군대'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여자들의 경우 아직 크게 문제가 부각되고
있진 않으니까요. 확실히 군대는 너무나 민감한 사안이고 최근 문제가 되는
손군의 경우 돈 벌때는 한국인이고 군대갈때는 미국인이냐 하는 비아냥은
매우 감정적이긴 하지만 슬프게도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가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모두 그럴것이고
안갈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그 방향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는것 또한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한국에서 얻은 인기와 부와 명예를 고려할때 그 행동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언정 그것을 행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부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법적 책임은 없으되
도덕적 책임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사건이 널리 알려지게 된
그 기자회견 또한 '예의'에 어긋나기는 마찬가지겠지만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귀화해서 군대가겠다라는 얘기또한 나오지 않았겠지요. 일부에서만 언급된채
쉬쉬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길게 이래저래 써놓기는 했지만 '군대'문제만 아니라면 이중국적이
문제될 것이 없지만(법적인 문제는 제외하구요. 이중국적 허용여부는
한인사회에서 매 대선마다 뜨거운 이슈입니다) 바로 그 '군대'때문에
모든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 저 글의 요지입니다.
그런고로 외국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인이 되기로 했다 어쩌고 하면서 그것이
애국심의 척도인양 작용하는 요 얼마간의 언론의 행태는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결국 결론은 없습니다.
모병제가 실시되지 않는 이상은 해결방법도 요원한듯 보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길게 말해놓고도 결국 허탈해 지는군요. 쩝...-_-;;;


덧, 제 의견에 반대의견은 얼마든지 나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사회지요.^^ 다만 '꼭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전제로
제 글을 읽으셨거나 설득하고 싶으시면 제 머릿속엔 '꼭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고 당분간은 생각이 바뀔것 같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니가 한국에 없으니 그런소리 하지 하고
생각하신다면 한국에 없는것은 사실이고 당분간 한국에 갈 상황이
안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건 제 현재 국적은 한국이고 굳이 그 국적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긴 포기하고 싶어도
안되는 것이 현재의 제 상황이니 뭔가 어불성설이긴 합니다만
얘기하다 보면 길어질 테니 이만 줄이지요.^^


                        -이 글은 5/24/2005년에 쓰여진 글입니다.

Posted by haleye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