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엔 오래전 썼던 글들이 많은데 모두 옛날 홈피와
야후 블로그에 있던 글들을 옮겨놓은 것들이다.
그런데 나도 잊고 있던 옛날 글들이 더 있었다.
컴퓨터를 뒤지다 뜻밖에 옛날에 썻던 글들이 나왔다.
무려 7,8년전의 글들이다.
맙소사. 이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니...
오늘 올리는 글 몇개는 모두 몇년 이상 컴퓨터 안에 사장되어 있던 글들 모음이다.
따라서 현재 세태와는 맞지않는 부분도 좀 있을 듯...
기록의 의미로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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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인간이다.
가끔씩 동물들이 화자가 되는 책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그들의 역할도 결국은 주인인
인간에 대한 관찰인 경우가 많다. 이문열의 <오딧세이아 서울>의 주인공 만년필도
결국은 그의 눈으로 보는 인간들을 풍자했었다.
인간의 우월감이란 어쩌면 이토록 오만한가. 그리스, 로마신화와 같이 신들의 인격조차도
인간적으로 설정해 놓고 신에 가까이 다가가기를 열망한다. 조금이라도 인간적이지 않으면
마녀로 몰려 화형당했던 중세시대를 생각해 보라. <드래곤 라자>에 등장하는 최강의
크림슨 드래곤 크라드메서도 결국은 인간을 사랑한 나머지 마치 자살이라도 하듯이 사라져 갔다.
그런데 이미 몇십년전에 그런 인간중심의 법칙을 깼던 작품이 있다.
다른 많은 이들이 말하는 <반지의 제왕>의 많은 위대한 점에 나역시 동의하지만
내가 <반지의 제왕>을 대함에 있어 가장 유쾌해 하는 점은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도는 호빗이다. 그것도 아무리 인간보다 오래 산다지만
호빗으로서도 그다지 적은 나이라고 할 수 없는 쉰살에 새로운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되는
호빗인 것이다. 인간의 3분의 2밖에 안되는 키를 가지고 털이 부숭부숭한 발에 온순하고
연약하고 게으르고 유쾌하고 낙천적인 사람들. 많은 판타지 소설들에서 그저 손재주 좋은
곁다리 정도로 활약하곤 하던 호빗들은 <반지의 제왕>에서는 인간의 전면에 나서는 활약을 펼친다.
그 대단한 인간들과 엘프, 마법사가 프로도를 보호하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프로도는 온순하고 연약한 보통의 호빗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행을 통해 다듬어지고 강해진다.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것. 그 절대절명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 서태지라는 이름이 갖는 울림이 그토록 위대한 것은 그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랩의 불모지였던 이땅에 랩퍼 하나쯤 없는 그룹이 없도록 만들었고 1년내내 활동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현실에 요즘이라면 신인 그룹조차도 활동중단을 선언하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도록 만들었다.
부작용을 지적하자면 아마도 세대간의 단절을 부추겼다는 것.
그가 읆조리는 빠른 랩을 따라할수 있느냐 없느냐가 신구의 반열을 가를만큼 그는 젊은이들의
대통령이 되었으며 기성세대에게는 대단하긴 한 것 같은데 왠지 괘씸한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처음이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처음 시도한 자들은 때로는 시대의 반역자로 몰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영원히 위대한 선구자로 추앙되기도 한다.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는 판타지의 세계. 아름다운 엘프와 욕심사납지만 손재주 좋은 드워프,
조그만 호빗과 탐욕스런 오크들이 당연스레 등장하는 사회. 그가 만들어낸 언어.
북유럽의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지만 그 모든 것들을 정착시켜 놓은 한가운데에 그가 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놓은 그 세계를 우리들은 정신없이 흡수하며 또한 그 세계관을 사용한
수많은 다른 작품들을 대한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처음이었던 시절도 있다.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을 당연하게 만든 장본인인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치켜들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들을 호령한다. 우리는 그앞에 고개숙여 절하면서
<반지의 제왕>을 탐독하며 그를 바탕삼아 또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마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을 이야기하던 우리네 전래동화처럼 그것은 그렇게 세월과 함께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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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알라딘에서 독자 서평을 쓰면 주장원, 월장원 등을 뽑아서 도서 상품권을 줬던 적이 있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든데 암튼 이 서평을 쓰고 그 당시 운좋게 30만원 도서 상품권을 받았다.
아마 십여년 전일듯... 알라딘에서 저 글 긁어와서 한글에 저장해 놓은게 2003인 것을 보니.
서평이다 보니 피상적으로 좋은 말만 늘어놓은 경향이 강하다. 좀 닭살 돋는다.
근데 나 서태지 무지 좋아했나 보다. 여기 저기 많이 우려먹었네...
근데 사실 서평은 황금가지 판으로 탔는데 제대로 읽은건 예문 판이다.
덥석 황금가지에서 나온 여섯권을 구입해놓고는 다 읽지 못했다.
그 말투 때문에... 그게 원작을 살린 거라도 서사시 읽는 기분이 들어서 도저히 못 읽겠더라.
황금가지 판은 몇년전에 팔아 버렸는데 그 후에 씨앗에선가? 또 책이 나왔다고 들었다.
언젠간 구입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