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다면 그건 꽤 볼만한 만화라는 말이 된다. 추리라는 것 역시 엄연한 한 장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명탐정 코난>역시 이런 범주에 속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년탐정 김전일>과 함께 일본
청소년 추리만화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코난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명한 고등학생 명탐정으로 이름을 날리던 구도 신이치는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APTX 4869라는
이름의 약을 복용하게 되고 코난이라는 이름을 가진 초등학생의 몸으로 변해 버리고 만다.
물론 몸은 작아졌어도 명석했던 머리는 그대로 남아 여러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이때 대역이
되는 여자친구인 란의 아버지 모리 코고로는 이로 인해 잠자는 모리 탐정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물론 그건 코난이 모리를 마취총으로 잠재우고 목소리 변조기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불과
했지만... 여기에 코난의 초등학생 친구들이 등장하고 여러 가지 쓸만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아가사
박사와 그 이상한 약의 개발자이며 역시 그 약의 복용후 몸이 작아진 하이바라.
관서지방의 명탐정으로 유명한 신이치의 라이벌 격인 하쯔토리와 그의 소꿉친구 카즈하가 등장해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어간다.
철저한 조사와 스토리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만화답게 그 많은 사건들이 등장함에도 꽤 볼만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하도 많은 사건들을 보다보니 그 사건이 그 사건같은 느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한꺼번에 많은 권수를 보기 보다는 몇권씩 잘라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이때 보게되는
마지막 권은 사건의 완결이 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음에 그 다음편을 볼 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여졌었던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테니까.
김전일과 코난이 아무리 다른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다른 추리물이라 해도 비교가 안될 수는 없다.
어째 그들은 나오는 권수까지 비슷하니까.(현재 김전일은 완결된 상태...) 물론 다른점은 있다.
일단 외향적인 모습을 보자면 어쨌건 코난의 주인공은 초등학생 꼬마이니까. 그리고 신이치는
김전일보다는 여자들에게 좀더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패션감각 역시 김전일보다는 코난이 훨씬
낫다. 그리고 또한 대부분이 밀실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는 김전일에 비해 사건의 유형이 더 다양하고
스토리도 비교적 더 짧은 편이다.
어떤 경우는 한권에 두세개의 사건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김전일은 반드시 살인사건이지만 코난의 경우는 살인사건이 아닌 경우도 있다. 물론 권수가 계속 진행되면서 거의 살인사건으로
변하기는 하지만. 마치 악마와 같은 인간 본성을 드러내는 김전일에 비해 분위기도 좀더 쾌활하고
밝다. 또한 김전일은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이 없지만 코난은 가끔씩이나마 사건들이 연관된다.
어쨌거나 신이치와 하이바라가 그렇게 된 배경과 비밀은 풀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어쨌건 둘은 뗄레야 뗄수없이 김전일 하면 코난, 코난하면 김전일 하는 식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다행히 어느 하나가 나머지 하나에 완전히 묻혀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 듯 싶다.
그건 정말 행운이 아닐수 없다. 독자의 입장에서야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좋은 것이니까.
물론 여기서 몇가지 생각은 하지 말기로 하자. 어떻게 사람들이 잠자며 추리하는 모리 탐정의 모습
을 의심하지 않고 지나칠수 있는지, 비상한 머리로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들이 어떻게 모리의 상태와
그 뒤에서 추리하는 코난을 눈치 못챌수 있는지, 갑자기 튀어나온 코난이란 존재가 어떻게 의심받지
도 않고 학교까지 다닐수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가는 곳마다 사건이 벌어지는지, 어떻게 하다못해 가끔씩은 소노코가 모리탐정 대신이 될 수 있는지, 왜 모리나 소노코 본인들은 자신이 어떻게 사건
을 해결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지도 않는지, 신이치의 특별한 이유없는 오랜 부재가 어떻게 그렇게 이해될수 있는지, 물론 가끔씩 란이 의심을 하기는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의심일뿐
별일이 아니게 되고 만다.
이런 것들을 일일이 따져가며 생각하다 보면 만화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수 없게 된다.
적어도 코난에서 그런 사실은 서로서로가 눈감아주고 지나가는 장치가 아닌가 한다.
그런 장치가 없다면 도대체가 스토리를 이어 나갈수가 없을테니까...
완결을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만화. 영원히 네버엔딩 스토리가 되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
만화. 흐음, 그것이 코난이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몇 년에 한번씩 몇권씩 나와있는
코난을 집어드는 재미가 꽤 쏠쏠하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다면 절대로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이 글은 2001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추신,개인적으로는 코난이 그이 꼬맹이 친구들과 벌이는 사건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오히려 성인들보단 이 꼬맹이들이 내겐 더 어필하는데 하이바라가 꽤나 맘에 들어서이기도 하다.
2005년 현재 47권까진가 나와있는 부분을 읽고 내용을 추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