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담하는 거지?
내가 잡지 안샀다고 삐진거니?
난 정말 잡지는 체질적으로 맞지가 않거든.
단행본도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모아서 보는 스타일인데.
오죽하면 불의검도 10번과 11번은 사놓고 랩핑도 안뜯고 있잖아.
완결나면 볼라구.
그래서 잡지 안샀거든. 근데 지금 생각하면 잡지도 그냥 사놨어야 했나봐.
사놓고 랩핑 뜯지 말구 있지 뭐.
정말 너무한거 아니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만화가 그렇게도 돈이 안되는 걸까?
이래서야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사서 보고 그렇지 않은것만
대여점을 이용하자는 소리는 하지도 못하겠잖아.
내가 아무리 만화를 많이 산다 하더라도 대여점도 가끔식 이용하고
가뭄에 콩나듯 스캔만화라도 보는 이상은 난 대역죄인 인거잖아.
그래, 돈도 돈이지만 난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품들이
책장에서 쌓여가는 것이 보기 싫었어.
누구엔테 주기도 싫었어.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은 취급하는 꼴은 보기 싫었거든.
그래,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할까.
일단 사서 보고 맘에 안들면 그냥 버리는 거지.
그러면 내 책장에 원치도 않는 물건들이 쌓이는 꼴도 안봐도 되고
작가님한테 인세도 돌아갈테고...
그래,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어. 그런데 난 그만큼의 돈이 없거든.
한달에 몇백불씩 책과 만화를 사들여. 그러고도 모자라.
그런데도 욕 먹어야해. 그런데 그러고도 작가님들은 늘 허덕여.
이런 악순환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내게 돈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잡지를 만들겠어.
하지만 이건 잡지 몇번 내고 말 정도의 돈으로는 안돼.
적어도 3년은 버텨줄 만큼의 자본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래, 플랜도 살릴수 있을만한 방법도 내 머리속에 다 있거든.
그렇게 하면 될것 같거든. 그런데 돈이 없거든.
로또 맞은 사람들은 다 뭐하나.
전두환 아드님, 당신 돈 많잖아? 그돈 다 어디다 쓰니?
웬만하면 문화좀 살리지 그래? 그렇게나마 해야 당신 아버지
지옥에서 구제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어?
난 정말 참을수 없어. 또다시 연재중단. 몇년간의 기다림. 그리고 포기...
또 그래야 하니? 몇년을 잠수하다가 간신히 다시 시작하신 작가님들,
이런식으로 맥빠지게 할거니? 도대체 작가들마다 연중 한두게씩 없는 분들이 없어.
유명할수록 더 그렇지. 나도 작가님들 맘놓고 욕좀 해보자.
지면, 원고료 다 있는데 순전히 마감 못 맞춰서 펑크내는 작가님들에게
프로의식을 가지세요. 컨디션 조절도 프로의 의무입니다.
이렇게 큰소리좀 쳐봤으면 좋겠어. 이런식으로 내팽개쳐지는 거 말구.
돈아, 돈들아. 다 뭐하니. 정치인들한테 트럭으로 쏠려가지 말구.
쓰레기 만두같은거 만든 업자들 주머니속으로 들어가지 말구.
그냥 나한테 폭 안기는게 어때?
내 약속한다. 난 변하지 않을게. 공약을 하지.
내가 변하는것처럼 보이거들랑 그냥 벼락을 내려.
짜증난다 정말. 지구가 싫어. 지구를 떠나고 싶어.
-이 글은 06/15/2004년에 작성되었습니다.
사일런트 마이너리티2008. 6. 28. 15:16